겹의 언어

본 작업의 주요한 제작 방식으로 반투과성 소재인 ‘비단’을 거듭 중첩시키는 ‘배접’을 사용한다. 비단의 뒷면에 채색하는 배채법을 바탕으로 색채의 선으로 표현한 ‘식물 이미지’와 면으로 표현한 자기공명영상에서 추출한 ‘신체이미지’는 비단이라는 뿌옇고 흐릿한 막에 여러 겹 덮인 채 환영처럼 교차된다. 이는‘반복을 통해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며, 그림과 현실의 틈을 벌린다. 배접을 통해 기억의 층위를 드러내는 방식은 모두 유사한 것들을 통해 다른 지점을 드러내려는 시도에서 출발하며, 이러한 화면은 곧 시간이자 반응이며 화면의 물질적인 흔적이 된다. 나에게 ‘겹친다는 것’은 어떤 여지를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과정에 지속적으로 남겨져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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